유학이 유학을 낳는다? 천만의 말씀이다. 유학 한 번 다녀오지 않은 토종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점령기가 시작됐다.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수시모집에 나란히 합격한 김수빈·김주연양이 그 주인공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SAT 2100점대로 뒤집기 성공
2100점대의 SAT 점수와 유학경험도 일천한 경력으로 아이비리그에 도전장을 내 통쾌하게 KO펀치를 먹인 두 학생이 화제다.청심국제고의 김수빈·김주연양은 최근 미 펜실베니아대(이하 유펜) 정치과학(PoliticalScience), 생물학(Biology)과 수시모집에 나란히 합격했다.이들은 모두 미국유학경험이 없는 순수토종학생들이다. 게다가 아이비리그 마지 노선이라 일컬어지는 SAT 2200점을 넘기지 못했다.
“유펜에 원서를 넣는 것 자체가 주위의 웃음거리였어요. SAT 2200점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거든요.” 두 학생이 처음 유펜에 원서를 넣고 싶다고 했을 때 지도교사 마저 말렸다. 아무리 교과외 가산점이 높더라도 SAT 점수가 너무 낮은 게 문제였다. 그 점은 두 학생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 그러나 영어실력이 부족한 점을 내신성적과 교과외 점수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여 결국 합격증을 받아냈다.
김수빈양은 “유펜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교과외 활동 덕분이었다”며“고교 3년 동안 내가 좋아하는 정치학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는 활동을 꾸준하게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수빈양은 유펜 신입생 원서의 경력사항에 맨 먼저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직책들을 썼다. 한국모의 국제회의 의장, 청소년 국제 정치학 클럽 회장, 역사지킴이 ‘doshow’청소년위원, 국가 청소년 특별위원회 서울시의원 겸 기획팀, 한국악기 오케스트라 ‘산도깨비’ 회장 등이다. 이외에도‘청소년 인권문제 전담을 위한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교생 신분으로 어떻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 정도의 경력은 김주연양도 마찬가지. 주연양은 3학년 1년 내내 청심국제고 국제반 내신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자신을 스스로‘내신벌레’라고 말하는 주연양은 미국과학기술프로그램 경진대회(ISTF) 최우수상 수상, 김대중 컨벤션 센터 청소년 박람회 과학분야 전시자 참여, 에이즈 인포밍클럽(에이즈 정보공유 클럽) 회장, 교내 메디컬 매거진 에디터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관심 분야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미국 대학은 교과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한 분야에 얼마나 열정을 갖고 준비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워낙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주연양은 고교 1년 내내 내 집 드나들듯 다니던 치과에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했다.“치과를 워낙 자주 다닌 덕분에 의사선생님과 자연스레 얘기를 많이 나누며 알게 됐어요.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바가 치의학연구원이라는 것을….” 그 때부터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마침 그 병원이 인턴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있어 담당의사에게 부탁해 3개월간 정식 인턴과정에 참여했다. 더 나아가 서울대 약학과 인턴과정에 참여하고, 구강위생에 도움되는 칫솔보관법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썼다. 또 생물올림피아드 은상 수상 등 과학분야 청소년 경진대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 관련분야 대학 선이수 학점(AP)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AP 총11과목 중 2과목 4점을 제외하고 모두 5점 만점이었다. 과학분야 5과목은 물론 만점이다. 김수빈양은 “자신이 어느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를 우선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위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라”고 충고한다. 수빈양 자신도 상담교사가 오히려 피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유학 중인 선배에게 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유펜 에세이에 자신을 강한 목소리를 내는‘LoudGirl’이라 소개했다는 수빈양은 “무작정 영어토론대회에 참여했다 성과가 나지 않아 좌절하는 후배들을 보면 답답하다”며“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그 분야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자기관리를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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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학파 ‘유펜’입성 비결<펜실베니아대> [조인스] 